관리회계 - 합계는 맞는데 틀린 엑셀
결산 파일을 검증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건 합계다. 소계를 다 더한 값과 총계가 일치하면 일단 안심한다. 대사도 맞고, 오류 셀도 없다.
그런데 합계가 맞는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적은 것을 보장한다.
결론
합계는 맞는데 안이 틀린 경우가, 합계가 안 맞는 경우보다 훨씬 위험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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합계가 맞아도 틀릴 수 있는 세 가지
합계는 개별 값들의 합이다. 그래서 개별 값이 잘못되어도 서로 상쇄되면 합계는 그대로다.
이런 상쇄가 실제로 어떻게 생기는지 세 가지만 보자.
하나. 분류가 잘못된 경우
어떤 거래가 A사업부가 아니라 B사업부로 잡혔다. 전사 합계는 한 원도 안 바뀐다. 그런데 사업부별 손익은 달라졌고, 그 숫자로 경영진이 판단을 한다.
합계 대사만 하는 검증은 이걸 절대 못 잡는다. 구조상 잡을 수가 없다.
둘. 배부 결과만 맞춘 경우
간접비를 배부했는데 배부 후 총액이 배부 전 총액과 같으면 통과로 본다. 배부는 나누는 작업이니 총액이 같은 건 당연하다. 총액이 같다는 건 배부가 실행됐다는 뜻이지, 제대로 나뉘었다는 뜻이 아니다.
기준을 잘못 걸어도, 특정 부서가 통째로 빠져도, 총액은 늘 맞는다.
셋. 오타가 두 번 난 경우
한 곳에서 잘못 더하고 다른 곳에서 잘못 빼면 합계는 돌아온다. 드물 것 같지만, 같은 사람이 같은 날 같은 파일을 고칠 때 의외로 자주 생긴다. 한 곳을 고치다 균형이 깨져서 다른 곳을 억지로 맞추는 경우다.
그래서 무엇을 봐야 하나
합계 대신 보는 게 아니라, 합계를 본 다음에 봐야 하는 것들이다.
| 무엇을 | 어떻게 |
|---|---|
| 구성비 | 각 항목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전월과 비교 |
| 항목별 증감 | 합계가 아니라 줄 단위로 전월 대비 차이를 계산 |
| 부호가 바뀐 줄 | 흑자가 적자로, 적자가 흑자로 바뀐 항목만 따로 추출 |
| 건수 | 금액이 같아도 건수가 다르면 분류가 움직인 것 |
네 번째가 특히 유용하다. 금액과 건수를 같이 보면 상쇄를 잡을 수 있다. 금액은 그대로인데 A의 건수가 줄고 B의 건수가 늘었다면, 무언가가 옮겨간 것이다.
합계는 언제 보는가
합계 대사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. 합계는 가장 싸고 빠른 1차 필터다. 여기서 걸리면 뒤를 볼 필요도 없이 원인을 찾으러 간다. 문제는 여기를 통과했을 때 검증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.
순서를 이렇게 잡으면 된다.
- 합계 대사 — 통과하면 다음으로. 실패하면 여기서 원인 추적
- 항목별 전월 대비 증감 — 큰 순서로 정렬해 상위 몇 개만 확인
- 구성비 비교 — 비율이 크게 움직인 항목 확인
- 부호 전환 항목 추출 — 흑자·적자가 뒤집힌 줄
- 금액과 건수 교차 확인 — 분류 이동 탐지
2번부터 5번까지는 수식 몇 줄이면 자동으로 뽑힌다. 한 번 만들어두면 매달 쓴다. 검증에 드는 시간은 거의 안 늘어나는데, 잡히는 결함의 종류는 크게 늘어난다.
남는 이야기
합계만 보는 검증이 위험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. 합계가 맞으면 마음이 놓인다는 것이다.
0을 확인하는 순간 그 파일은 검증된 파일이 된다. 그 뒤로는 아무도 안을 들여다보지 않는다. 틀린 숫자가 통제를 통과했다는 도장을 받고 보고서로 올라간다. 검증이 없었다면 오히려 누군가 이상하다고 느꼈을 숫자가, 검증을 통과했다는 이유로 그냥 지나간다.
검증 장치는 안심을 만든다. 그래서 그 장치가 무엇을 못 보는지를 아는 게, 그 장치를 갖는 것만큼 중요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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